[HAMA투어즈 사무실 층]
주임: 얘들아! 엄청 좋은 소식이야!
저번 투어를 봐 주신 프로듀서 분께서 키로쿠 군이 라이브 페인팅한 오뚝이 인형을 가나자와의 미술관에서 전시하지 않겠냐고――
......어라? 아까까지 낮 조 애들이 있지 않았나요?
사쿠지로: 아무래도 차례대로 나간 뒤 아무도 돌아오지 않은 것 같네요.
주임: 다 같이 작정하고 땡땡이친 거잖아요!
사쿠지로: 오늘만큼은 봐드립시다.
주임: ......그래요.
사쿠지로: 도련님께 듣기로는 HAMA투어즈에 가나자와 투어는 없냐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더군요.
주임: 굉장하네요......!
사쿠지로: 콜라보가 대성공했네요.
주임: 그러게요. 정말 모두 열심히 해 줬어요......!
[HAMA투어즈 뒤쪽 부두]
키로쿠: (순서대로 빠져나와서 회사 뒤쪽에 집합이라더니...... 다들, 어디 있는 거지......)
아...... 나나메기――
나나키: ......
키로쿠: (무언갈 손에 들고...... 보고 있네......?)
나나키: (주임한테 라이브 끝나고 감상을 들어서 너무너무 기뻤어......)
(인터넷에서 받는 댓글도 기쁘지만 직접 듣는다는 건 역시 특별하다니까.)
(그게...... 조, 좋아하는 사람한테 듣는 거라면 더......)
아쿠타: 안녕! 물자 조달하고 왔어.
키로쿠: 헉......!
아쿠타: 나나키는?
키로쿠: 저, 저쪽에......
나나키: 미안, 기다렸지?
키로쿠: !
나나키: 왜?
키로쿠: 아니......
(뭘, 보고 있었던 거지......)
(만약, 기회가 되면...... 물어봐도, 되려나. 나나메기가 나한테 물어봤던 것처럼......)
나나키: (위험했다...... 주임이 준 명함을 보는 걸 들켰으면 큰일 났을 거야.)
무네우지: 그런데...... 정말 빠져나와도 됐던 걸까? 아직 근무 시간이다만.
아쿠타: 그래도 뒤풀이를 빼놓을 수는 없지. 안 했었잖아? 생각난 이상 잊어버리기 전에 해야 돼!
우시오: 그래 그래. 애초부터 미성년자한테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니까. 휴식도 업무의 일환이고.
나나키: 그렇다고 쳐 둘까.
아쿠타: 그럼 다시 한번, 키로쿠와 나나키의 피쳐 투어 성공에 건배~!
우시오: 근데 왜 차야? 적어도 주스여야지.
무네우지: 페트병에 든 카가 보차(加賀坊茶)를 팔고 있기에 인연을 느끼고 말았어.
나나키: 그러고 보니 투어 당일에 학생회장이랑 간노스케 씨도 있었다며?
무네우지: 응. 간노스케 씨의 오뚝이 인형은 홀로그램이어도 눈썹이 화려해서 눈에 띄었었지.
아쿠타: 우시오가 그린 오뚝이 인형이랑 구분이 안 갔었어!
우시오: 그 얘기는 그만 좀 끄집어내.
아쿠타: 루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우시오: 루젤?
키로쿠: ......
루젤: Me들은 키로쿠와 together로 stage에 있었으니까 look 할 수 없었어!
핑후: 빨리 좀 말하지 그랬어. 그런 재미있는 인형이 있었다니~!
무네우지: 그게 뭐야?
키로쿠: 내, 친구들......
나나키: 그래. 데와와랑 우시오 둘이서 얘기해 봐.
우시오: 뭐? 데와......?
데와와: 야, 나나키. 초면인 녀석은 존칭으로 부르라고 학교에서 안 배웠냐?
나나키: 미, 미안.
데와와: 뭐야, 너도 어설픈 타입이구만?
루젤: Mr. 나나키, 저건 joke야. 데와와 joke!
우시오: 흐음.
키로쿠: ......!
(바보 취급, 당하――)
우시오: 불상은 그런 설정이었구나? 웃기네.
너무 전형적이라서 오히려 최근에는 안 보이기도 하고, 나쁘진 않아.
키로쿠: ......응......?
(일단, 욕은 아닌......건가......?)
아쿠타: 아!!
우시오: 뭐, 뭐야?
아쿠타: 중요한 걸 까먹었다.
나나키. 마지막 오모테나시 라이브 곡, 전에 들려줬던 것보다 더 키로쿠스러움이 찡하고 느껴졌어.
나나키: ......!
고마워. 부족한 부분을 네가 알려 준 덕분이야.
아쿠타: 내가? 뭘 했더라?
나나키: ......비밀.
아쿠타: 그것까진 말해야지?!
무네우지: 다만 그 곡은 정말 훌륭했어. 한 번 더 듣고 싶어.
나나키: 그럼 틀까.
아쿠타: 이거야. 이 부분이 좋다니까.
키로쿠: 찌~잉......
무네우지: 도를 깨달았구나.
아쿠타: 키로쿠는 요즘 계속 이것만 들으면서 그림 그린다니까. 전에는 아무것도 안 듣지 않았나?
키로쿠: 응...... unlove 선생님, 의, 팬이...... 됐어.
나나키: 글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아쿠타: 그럼 아예 다 같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건 어때?
우시오: 넌 진짜 사고회로가 특이하다니까.
무네우지: 쿠라마 선생님이 싫다면...... 우 쨩 센세는 어떤가.
우시오: 있잖아 무 쨩, 그런 문제가 아냐.
아쿠타: 그럼 난 이소타케 거대 선생님 할래!
나나키: 하하하, 거대 선생님이라니......
키로쿠: 훗......
우시오: 어, 불상이 웃었다. 웬일이래.
아쿠타: 그래? 자주 웃는데. 그치?
키로쿠: ............
나나키: 응. 내 앞에서도 자주 웃어 주는걸.
우시오: 우와, 역시 환승하는 거 맞잖아.
무네우지: 환승이라니?
나나키: 아니라고. 우시오가 그런 소릴 하니까 키로쿠가 못 웃는 거 아냐!
우시오: 뭐?
나나키: 왜?
아쿠타: 그만해~! 내 키로쿠를 둘러싸고 싸우지 마~!
나나키&우시오: 싸우는 거 아니거든.
무네우지: 이소타케의 것도 아냐.
키로쿠: 후후......
(다 같이 모여서 이렇게 왁자지껄하게 떠들다니...... 얼마 전까지는 상상도 못 했는데.)
키로쿠: 오늘도......
스읍...... 하아......
심호흡, 상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