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A하우스 뱀 방]
키로쿠: 이, ......이소타케.
아쿠타: 허어, 허억...... 입술이...... 어? 왜 그래?
키로쿠: 이...... 이거......!
아쿠타: 어? ......우오오오?! 이게 뭐야?! 『마스코트(ゆるキャラ) 디자인 시안』......?!
키로쿠: 네, 가...... 휘갈겨서...... 붙여 놨, 던 메모지가...... 떨어...... 졌......는데......
......거기에 『마스코트』라고...... 쓰여...... 있, 길, 래...... 그, 그려...... 봤......
(부정당하는, 건...... 아직 무섭, 지만. 이소타케가 말하는 『이게 아냐』는 그다지 아프지, 않아.)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는 게 공감돼서, ......일지도 몰라.)
무네우지: 여전히 훌륭한 실력이군. 요괴 에마키를 방불케 하는 사랑스러운 마스코트야. 1
마스코트를 행사와 엮어서 투어의 주요 타겟층인 중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아쿠타: 그, 그러게, 그러게!
이런 키치한 녀석들이 등장하는 영화는 나도 텐션이 확 올라가는 데다 굿즈도 사게 되거든!
무네우지: (좋았어. 키로쿠의 아이디어가 좋은 시안이 될 것 같아.)
키로쿠: 여기...... 귀 부분, 은...... 뿔처럼 할, 지, 고민돼서...... 그...... 버전도, 있어......
아쿠타: 그거 좋은데! 채택!
무네우지: 차이나 타운에 있는 사자춤처럼 입을 크게 만드는 건 어때?
아쿠타: 음~ 그건 좀 달라.
키로쿠: 좀 더...... 환하......게......
아쿠타: 이미 화려하지 않아? 그 버전도 보고 싶지만!
무네우지: ......좀 더 나아가서 이 마스코트로 세계관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아쿠타: 일단 캐릭터부터?! 괜찮은데?!
키로쿠: 엄청 많은...... 마스코트......
아쿠타: 재밌다! 난 그런 거 좋아!
무네우지: ......왠지 좋은 느낌인걸?
키로쿠: 응......
아쿠타: 뭐가?!
무네우지: 이러고 있으니 이소타케라는 사람의 윤곽이 보이는 것처럼 느껴져.
키로쿠: ......응......
아쿠타: ......내 윤곽?
무네우지: 뭘 좋아하고 싫어하고, 무슨 센스를 가지고 있으며 무얼 생각하는가.
이소타케 자신에게도 막 보이기 시작했을 거야. 네 윤곽이.
그리고 너라는 사람의 내면과,
소원도.
아쿠타: ......
나나키: 재밌는 거 하고 있나 본데?
주임: 얘들아, 다녀왔어!
아쿠타: ?! 나나키?! 선생님!
무네우지: 게다가 우 쨩까지.
우시오: 덤 취급하지 마.
주임: 나나키 군이 탈퇴 안 하겠대! 우시오 군도 같이 설득해 줘서――
우시오: 안 했거든. 자기 의지로 돌아온 거야.
주임: 또 그런 솔직하지 못한 소리나 하고......
키로쿠: 어서...... 와......
나나키: 다녀왔어.
――그럼 가사도 같이 하자. 지금 그 상태로 쭉.
아쿠타: 다...... 당연하지! 드디어 낮 조~~~! 전원~~~! 집합!
주임: (정말 다행이다...... 이렇게 간신히――)
간노스케: 저도 있습니다.
주임: 엑?! 가, 간노스케 씨?!
간노스케: 잠깐 실례할게요.
[HAMA하우스 거실]
간노스케: 그런데 아쿠타 군, 후후후. 초췌해졌군요. 아니, 웃을 일이 아니겠지만요.
아티스트다워졌구나 싶어서 웃고 말았습니다. 기분 나빠하지 말아 주세요.
아쿠타: 안 나빠! 광대에 그림자가 지면 화끈한 할리우드 배우가 된 것 같아서 왠지 좋거든.
주임: (그건 기분 탓일 거야, 아쿠타 군......)
그건 그렇다 치고 간노스케 씨가 부러 여기까지 와 주시다니. 중요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간노스케: 네. 전화로 해도 됐겠지만 세 가지나 있거든요. 첫 번째는 갑자기 여러분의 얼굴이 보고 싶어져서고.
두 번째는――제 조카인 유메노스케 때문입니다.
주임: 네?!
아쿠타: 유메노스케...... 학생회장?!
키로쿠: 친......척......?
나나키: 오히려 지금까지 눈치 못 챈 게 이상할 정도로 쏙 빼닮았어......
간노스케: 기획을 채택받지 못했다고, 제 못난 조카가 화를 내서 말이지요. 간단하게라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
우시오: 여태 정체를 숨기다니...... 대단하시네요.
간노스케: 아뇨, 그러려던 건――
아쿠타: 이, 이 선물로 가져오신 기념품도 수상해! 분명 설사약 같은 게 들어 있을 거야!
간노스케: 그럴 리가요. 이건 평범한 과자입니――
키로쿠: 저, 적이, 다............
우시오: 누가 소금 좀 갖고 와 봐!
나나키: 쇼도시마에서 가져온 올리브 소금은 있어.
간노스케: 여, 여러분! 쇼도시마에서 저와 보냈던 시간들을 떠올려 주세요......!
주임: 죄송합니다, 애들이 갑자기 예민해져서...... 얘들아, 그만해!
간노스케 씨가 적이었으면 굳이 여기까지 와 주셨을 리가 없잖니.
아쿠타: 아, 그러네!
키로쿠 ......러네......
우시오: ......
주임: (이 둘이 솔직해서 다행이다...... 우시오 군은 아직도 의심스럽게 보고 있지만......)
간노스케: 이해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무네우지: 여기 온 이유, 마지막은 무엇인가.
간노스케: 세 번째는, 쇼도시마를 도와주신 답례로 제가 도울 만한 게 없으려나 해서요.
듣자 하니 컨셉도 아직 다 못 정했다면서요? 함께 의논해 드리겠습니다.
나나키: 그렇다는데? 잘 됐다. 아쿠타.
무네우지: 독자적인 투어 기획을 만들기 위해 이소타케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고 있다만, 이소타케는 아직 그게 불분명한 모양이야.
겨우 좋은 곳까지 왔다고 생각했다만......
간노스케: 그렇군요...... 하고 싶은 건 본인의 내면에 있기 마련이니까요. 한 가지 중요한 건――
삼라만상은 모두 본질은 같다는 것입니다.
아쿠타: 으, 으응? 음~~~? 으음~......
간노스케: 좋아하는 색, 좋아하는 형태, 좋아하는 맛, 좋아하는 향...... 왕도를 좋아하는가, 반문화를 좋아하는가. 회화든 요리든 음악이든, 끌리는 이유에는 공통점이 있지요.
아쿠타: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아무 느낌도 안 와. 삼촌 주제에 설명을 너무 못 하는 거 아냐?
간노스케: 뭐, 뭐라고요......?!
주임: (그렇게 노골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잖니......!)
그, 그러고 보니! '본질은 같다'라고 하니 간노스케 씨가 작품을 만드는 것과 투어 기획을 세우는 건 다소나마 비슷한 것 같아요.
섬은 그 밖에도 많을 텐데, 간노스케 씨는 왜 쇼도시마를 창작의 거점으로 고르신 건가요?
간노스케: 그렇군요...... 잡음이 심해진 저를 원래대로 돌려놓아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쿠타: 잡음이 심해진...... 나를――
원래대로, 돌려놓아 줄......
헛......!
펜!
무네우지: 펜을 들어!
키로쿠: 페, 펜......! 메모, 지......!
아쿠타: ......!
무네우지: 아, 그래! 그렇군! 이건......!
얘들아, 방으로 돌아가자!
나나키: 오~케이!
우시오: 그래 그래. 어울려 줄게.
주임: 무, 무슨 일인 걸까요......?
간노스케: 글쎄요, 저는 모르겠군요. 다만 저 아이들의 표정은......
아마 『느낌이 온』게 아닐까요? 저렇게 샘솟는 감동이란 창작자만의 포상이니 말입니다.
[HAMA하우스 뱀 방]
무네우지: 이거랑 이걸 잇는 거야!
나나키: 좋은데, 좋은데......! 그럼 이게 이렇게 돼서, 이렇게――
우시오: 그럼 이것도. 그치?
아쿠타: 그러네! 역시 넌 대단해!
키로쿠: 그럼...... 마지, 막은――...... 이렇게, 돼......
아쿠타: 그거야!
천재다! 우린――천재야!
컨셉은――
『누구나 주인공이 돼서 자신감을 돌려놓는 여행』으로 결정~!!
- 妖怪絵巻. 일본에서 만들어진 요괴를 주제로 그려진 그림 두루마리를 의미함. 주로 헤이안 시대부터 에도 시대에 걸쳐 발견된 미술품.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