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파라 행사장]
우시오: 어떡하지...... 이럴 땐......!
(준비가 미흡했나? 어디서? 내가 실수를 했었나......?)
키로쿠: ......쿠라마. 인쇄소에, 전화해 보는 건......
우시오: 아...... 그, 그래. 버, 번호가......
(손이 왜 이렇게 떨리지.)
키로쿠: 아......
......잠깐만. 내가, 걸어 볼게......
우시오: 뭐......?
(HAMA투어즈 사무실에선 전화 업무는 절대 하기 싫다고 부정하더니......)
키로쿠: 여, 여여, 여보세요――
우시오: (어떡하면 좋지......)
키로쿠: 책, 정상적으로...... 반입됐다, 는데......
우시오: 근데 여기 없잖아.
키로쿠: 일단......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자......
우시오: 이제 와서 찾으러 가 봤자 늦을 거야......
키로쿠: ......
옆 부스 참가자 A: 안녕하세요! 오늘은 잘 부탁드려요.
우시오: 아...... 네에......
키로쿠: 자, 잘 부탁, 드립니......
옆 부스 참가자 A: 준비해 보실까!
옆 부스 참가자 B: 상자를 여는 순간은 몇 번을 경험해도 설렌다니까~
우시오: ......
옆 부스 참가자 A: 와~ 이거 봐, 표지 귀엽지! 큰맘 먹고 홀로그램 넣길 잘했다!
우시오: (......나도 원래라면 지금쯤 바보타케가 부추겨서 화려하게 만든 표지를 보고......)
옆 부스 참가자 B: 포스터 너무 큰가? 그래도 이 정도 크기여야 기분이 난다니까!
우시오: (난 포스터는 커녕 책상에 아무것도 없어......)
키로쿠: ......쿠라마......
우시오: (이대로 하루를 멍하니 있다가 떠나보내야 한다고?)
......하하. 부스 첫 참가가 이런 꼴이라니......
키로쿠: ......
우시오: 서 있는 것도 힘 빠지네...... 잠깐 앉을래.
키로쿠: 나...... 뭐 하면, 돼......?
우시오: 뭐 하면 되냐니...... 넌 뭘 하고 싶은데?
아, 모처럼 왔는데 기념으로 벽 부스에 줄 서 볼래? 그림 도구 파는 부스도 있고, 밖에 푸드 트럭도 있는데. 1
키로쿠: 쿠라마......
우시오: 이럴 땐 빨리 기운을 차리는 게 중요해. 미련 없이 포기하고――
우시오: ......
(제길......)
기대된다는 댓글이 달렸다고.
키로쿠: ......응.
우시오: 불상한테 표지도 그려달라고 하고, 애들이 도와주기까지 하고, 매일 노트북 화면이랑 눈싸움해 가면서 만들었단 말야.
키로쿠: 응......!
우시오: (레이토라면 여기서 가만히 앉아서 포기하는 짓 따윈 안 할 거야. 그러니 나도――)
나도...... 포기하기 싫어......!!
키로쿠: 응...... 한 번 더, 찾아, 보자......!
우시오: 불상 넌 부스를 지켜. 아직 행사장도 안 익숙할 테고, 일반 입장하는 사람들이 올지도 모르니까.
난 일단 행사장 안을 샅샅이 뒤져보고 올게......!
아쿠타: 코스프레라도 하고 올 걸 그랬나~?
나나키: 그건 우시오가 싫다고 했잖아.
(그러고 보니 걘 왜 나한테만 마스크를 쓰라고 한 걸까?)
무네우지: 앗, 줄이 움직이기 시작했군.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를 보내야겠어.
키로쿠: (그럼 난 쿠라마가 언제 돌아와도 괜찮도록 책상 위를 세팅해야지......)
아, 메시지가......
[PeChat] 무네우지: 잘 되어가고 있어?
[PeChat] 무네우지: 우린 곧 입장할 거야
[PeChat] 키로쿠: 실은 문제가 생겼는데
[PeChat] 키로쿠: 동관에 왔는데 책이 안 와있어
[PeChat] 키로쿠: 인쇄소에는 연락해 봤고 지금 쿠라마가 행사장을 둘러보면서 찾고 있어
[PeChat] 나나키: 엥
[PeChat] 아쿠타: ?!???!?!?!?!
아쿠타: ......진짜?
무네우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야.
나나키: 뭐라도 도와줄 수는 없을까? 입장하기 전까지 얌전하게 기다리는 것 말고는......
무네우지: 그러게...... 스피넷으로 공지사항을 올리는 게 고작이겠지.
아쿠타: 흠흠, 전용 계정으로 들어가서......
어라, 댓글이 와 있는데?
구독계: 『번거로운 질문이라면 죄송합니다! 책을 구매하러 가려고 하는데, 혹시 파티바토 부스가 배치되어 있는 동관이 맞나요?』
나나키: 응? 키로쿠가 아까 동관에 있다고 했으니까 맞지 않아? 왜 굳이 댓글을――
아쿠타: 앗! 홍보글에는 『서관』이라고 쓰여 있잖아?!
무네우지: 그 부분을 잘못 기재했다는 건, 설마......
나나키: 인쇄소에서 행사장으로 보내는 것도 잘못 쓰여 있었던 거 아냐......?!
아쿠타: 아하! 그렇다는 건 즉슨――
무네우지: 우 쨩의 책은 지금 서관에 있는 게 분명해......!
- 壁サー. 행사장 내 벽 쪽에 배치되는 부스(サークル). 줄이 길어도 다른 부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며 재고를 보관할 공간이 넓어 인기가 많은 부스는 벽에 가깝게 배치되는 경우가 많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