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파라 행사장]
우시오: 드디어 행사 당일이다......
무네우지: 참으로 장관이군.
나나키: 우린 일반 입장이니까 저쪽 줄로 갈게.
아쿠타: 아일 비 백!
키로쿠: 정말...... 내가...... 먼저, 들어가도, 돼......?
우시오: 네가 이쪽으로 안 가면 어쩌게? 빨리 와.
사쿠지로: 그럼 지금부터 코미파라의 기초 매너에 대한 강좌를 시작하겠습니다.
우시오: 똑똑히 들어놔라.
아쿠타: 예썰~
나나키: 근데 왜 사쿠 쨩 선생님이......?
무네우지: 카리가네 선생님은 코미파라 경험자셔. 조언자로서 내가 모셔왔지.
사쿠지로: 여러분이 코미파라에 참가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셨다는 사실은 아주 잘 알고 있습죠. 탈고를 축하드립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코미파라는 누군가에게 강요받거나 지도를 받아 참가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원해서 참가해야 하지요.
그러므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참견은 삼가하고 있었습니다.
무네우지: 라고는 하시지만, 주먹밥을 만드는 걸 옆에서 종종 도와주셨어.
키로쿠: 그랬, 구나......
사쿠지로: 자, 쿠라마 군. 그쪽 세계의 선배로서 낮 조 여러분께 코미파라 참가 철칙 첫 번째를 확실하게 알려 주세요.
우시오: 자꾸 얘기하기 힘들게 만들지 마세요. ......됐다. 일단 첫 번째, 『관객의 마음으로 가지 말 것』.
아쿠타: 응? 부스를 내는 쪽이라서?
우시오: 그런 뜻이 아냐. 코미파라는 부스든 일반이든간에 다 함께 만들어 가는 문화라는 거지.
사쿠지로: 한 명 한 명이 행사의 일원으로서 서로에게 경의를 표하며 즐기는 것이죠. 가게와 손님이라는 경계는 없습니다.
키로쿠: 다함께 만드는...... 문화.
나나키: 좋은 이념이네.
우시오: 행사 전에는 값을 지불할 현금과 잔돈을 준비해 놓아야 돼.
사쿠지로: 전자 결제가 가능한 부스가 대부분이지만, 전파가 불안정해 쓸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무네우지: 맡겨만 줘. 늘 우 쨩을 위해 잔돈을 만들어 두고 있거든.
우시오: 그리고 IC카드도 집에서 행사까지 왕복할 수 있을 만큼 충전해 둬야 하고, 안 그럼 가장 가까운 역의 개찰구를 못 넘는다거나 그건 진짜 민폐인 데다 걷기 쉬운 신발을 준비해 둬야지 안 그러면 지옥을 맛보게 될 거야. 행사까지는 내가 잘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노선이랑 버스를 알려줄게 좀 돌아서 가는 길이긴 해도 그리고 그 루트로 가면서 안 춥게 잘 껴입어야 하고 그것보다도 전날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화장실은 최대 대기업이니까 여유를――
키로쿠&아쿠타&나나키: ......
~2시간 후~
우시오: ......자, 여기까지가 행사장에 들어갔을 때 주의해야 할 것들이야.
나나키: 더 있다고?!
키로쿠: (카리가네 선생님은 중간에 오구로 씨한테 불려 갔다가 돌아왔어......)
아쿠타: 드르렁......
무네우지: 일어나, 이소타케.
우시오: 부스 입장권이 두 장밖에 없으니까 나랑 키로쿠가 먼저 들어간다.
키로쿠: 어......?
우시오: 남은 세 명이 합류할 때까지 나랑 둘이서 부스 준비랑 판매를......
키로쿠: ?! 내, 가...... 판매......?!
모, 못...... 해.
무네우지: 키누가와, 고개를 그렇게 저으면 목이 찢어질 거야.
키로쿠: 나는, 못 해...... 절대로.
우시오: ......
야.
키로쿠: ......
우시오: 스피넷에 올렸던 홍보에 『기대된다』는 댓글이 달렸어.
『표지도 예쁘다』고.
키로쿠: ......!
아쿠타: 오호! 눈이 초모랑마만큼이나 높은가 보네!
나나키: 벌써 주목받고 있구나.
아쿠타: 드디어 세상이 키로쿠의 대단함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건가? 난 1억 8천 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무네우지: 판게아가 대륙이 분열하고 있을 때즈음이군.
아쿠타: 근데 우시오 너, 광고도 돌릴 만큼 일머리가 있었어?!
우시오: 최소한만 했지.
아무튼 그런 댓글까지 받았으니까 더욱, 사 주는 사람들의 만족스러운 얼굴은 직접 봐야 하지 않겠어?
나나키: 그건 동의. 작가가 손수 작품을 건네는 자리라는 건 귀중하지.
키로쿠: ......
그, 러네......
[코미파라 행사장]
키로쿠: (넓은데도 벌써 사람이 많네......)
우시오: (우와~...... 사람이 별로 없네. 부스 입장은 쾌적하구나~)
이쪽이니까 잘 따라와.
키로쿠: 아...... 응.
(사람이랑 절대 안 부딪히잖아...... 대단하다, 쿠라마...... 조심해서 따라가야겠어......)
우시오: 어디 보자, 동관이니까......
키로쿠: (어라......? 서관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쿠라마는 시원시원하게 가고 있고...... 열심히 검색하고 왔으니까 나보다 더 잘 알 거야.)
우시오: 뭐 하고 있어?
키로쿠: 아...... 지금, 갈게......
우시오: ......
(떨린다...... 마침내 나의 첫 동인지, 피와 땀의 결정체와 만나는 거야.)
배치번호 『U40a』가 어디지......
키로쿠: 부스명 『甘辛苦(아마카라쿠)』...... 여기, 다.
우시오: 책은 행사장으로 반입해 주시기로 했으니까, 이 책상 밑에......
............
키로쿠: ......없어.
우시오: 어......?
(설마...... 그럴 리 없어.)
옆 부스는? 다른 곳에 놓여 있을 수도......
야, 불상! 그쪽 부스 좀 살펴봐! 아직 사람 없잖아!
키로쿠: 으, 응.....!
우시오: ......여기에는...... 없는데......
키로쿠: 쿠라마...... 여기도......
우시오: 어, 어?
키로쿠: 이, 이게 무슨......?
우시오: 반입이 잘못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