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도시마 요괴미술관]
키로쿠: ............
알: ......
키로쿠: ......아...... 발이.
알: ............
키로쿠: ......아!
자, 잠깐......!
주임: (슬슬 만나기로 했던 시간이네. ......키로쿠 군, 즐거워했으려나.)
응?
주임: 와~ 이게 뭐지? 발이 달린 알 요괴 작품인가? 현관문에 장식하다니 징그러우면서도 왠지 귀엽다!
사진 찍어야겠다. 어디 보자, 카메라가......
키로쿠: 허억, 허억............!
주임: 왓!
키로쿠: ......!
주임: 깜짝이야......! 그렇게 급하게 어디 가니? 키로쿠 군.
알: ......
키로쿠: ............!
주임: (내 뒤를 보면서 엄청 당황하고 있어......?)
키로쿠: 아, 와......아......! (거기 보지 마......!)
주임: 어? 왜 그래?
알: ......
키로쿠: 앗......!
주임: ......가 버렸네.
어라?! 알이 없어졌다......!
[쇼도시마 미로의 거리]
키로쿠: 허억...... 허억...... 허억......!
(......놓쳤다. 어떡하지......)
(무전기 어플로, 다른 애들한테 연락을......)
데와와: 진짜 연락하려고? 너희가 소중하게 여기던 알을 잃어버렸어요~하고?
키로쿠: ......
데와와: 어이없어할 걸. 등불 아트도 전혀 진전이 없는데 말야.
핑후: 그러게~ 다들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키로쿠: ............
루젤: 그럴 리 없어! Contact하는 게 나을 거야! Everyone 분명 걱정하고 있을 거야!
리프리스: 아무래도...... 좋슴다...... 연락하는 것도 쫓아가는 것도...... 귀찮......ZZZ.
KB: 아니, 연락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만――어찌할 텐가, 키로쿠여.
키로쿠: ......
......연락은...... ......안 할래.
[쇼도시마 오토마리 추자에몬]
아쿠타: 이 올리브 소면 엄청 맛있다! 얼마든지 바삭바삭하게 먹을 수 있어! 무한 바삭바삭!
무네우지: 저번 튀김 소면도 꽤 좋았지만 이것도 꽤나 맛있군.
나나키: 주임 있어?
아쿠타: 오~ 지금은 없어.
무네우지: 아마 키누가와랑 같이 외출했을 거야.
나나키: 그래? 그럼 나중에.
아쿠타: 그건 그렇고 뭐 좋은 일 있었어, 나나키? 표정이 싱글벙글한데.
나나키: 사실은 여름 축제 앙코르로 불꽃놀이의 BPM에 맞춘 노래를 만들었거든.
완성했으니까 주임한테 들려주고 싶어서 그랬어.
아쿠타: 뭐?! 나나키 작곡도 할 줄 알아?!
나나키: 할 줄은 알지.
아쿠타: 진짜~~~~?! 나도 작곡 도전해 봤는데 무리였거든~~~!
악보도 안 읽히고 음표는 올챙이가 난무하는 것처럼 보이고.
작곡할 줄 아는 애가 존경스러워~! 그래서 나나키도 존경스러워~~~!
나나키: 너무 과찬인데.
아쿠타: 이쪽은 겸손 떨 처지도 못 된다고! 것보다 나도 언젠가 작곡해보고 싶으니까 도와주라!
나나키: 마음 내키면.
아쿠타: 앗싸~! 마음 내키게 작전 짜야지~~~!
무네우지: ......그러고 보니.
어제 알 당번은 키누가와였지. 그런데 오늘까지도 얼굴을 본 적이 없고.
그렇다면 아직도 키누가와가 알을 가지고 있을 거야.
나나키: 듣고 보니 그렇네.
무네우지: 무전기 어플도 계속 꺼져 있고...... 조금 걱정돼.
나나키: 불안해?
아쿠타: 괜찮겠지 뭐~ 그 녀석은 거대한 데다 강하거든!
무네우지: 아니, ......외계인한테 납치당한 걸지도 몰라.
나나키: 그, 글쎄다.
무네우지: 주임이 같이 있을 테니 문제는 없겠다만, 만일을 위해 나가서 찾아볼게.
나나키: 아니 아니. 그건 좀 걱정이 심하잖아. 진정해.
무네우지: 끌려간 뒤부터 찾으면 늦을 거야......!
아쿠타: 뭐?
[쇼도시마 도로]
키로쿠: ......드디어...... 찾았다.
(그런데, 까마귀한테 겁먹어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네......)
알: ............
키로쿠: ......못 내려오겠......니?
알: ......
키로쿠: (겉옷을 트램펄린처럼, 펼쳐서.)
......여기.
알: ......!
키로쿠: ......다행이다.
알: ......!
키로쿠: (......귀엽다...... 빨리, 다른 애들한테 데려다 줘야겠어......)
(근데, 여기가 어디지...... 주변이 어두워졌네. 그 애들한테 물어보...... 아.)
손가락 인형이...... 없어......
(아니, 손가락 인형을 찾기 전에 알을 다음 사람한테 전달해 주어야......)
(무전기 어플에 알림이 엄청 와 있잖아...... 애들한테 연락...... 아니, 하지만.)
데와와: 어이없어할 걸. 등불 아트도 전혀 진전이 없는데 말야.
핑후: 그러게~ 다들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키로쿠: (역시 안 되겠어...... 혼자서 해결해야 돼. 빨리 알을 갖고 돌아가야지......!)
(그래도, 그 애들을 내버려 둘 순 없어...... 두 번 다신 안 올지도 모르는 관광지에......)
(계속 함께였단 말이야...... 그 애들은――)
아......
주임: 키로쿠 군! 다행이다......!
사쿠지로: 이런 곳에 있었군요.
주임: GPS를 갖고 가라고는 했지만,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난 줄 알고 걱정했잖아!
키로쿠: 죄...... 죄송해......요......
주임: 으응, 무사하니까 됐어. 하지만 이젠 미아가 될 정도로 돌아다니면 안 돼.
그리고...... 이거.
키로쿠: ......아......!
주임: 길가에 떨어져 있었어. 키로쿠 군 거지?
키로쿠: ......응...... 친구......야.
주임: 그럴 줄 알았어. 다음엔 안 떨어뜨리게 조심해.
자, 숙소로 돌아가자!
[회사용 차 안]
키로쿠: ......
주임: ......
(키로쿠 군, 계속 거북한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네...... 뭔갈 말하고 싶은데 말할 수 없어서 그러는 것 같달까.)
(키로쿠 군은 유달리 과묵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변에 관심이 없는 건 아냐.)
(오히려 유달리 주변을 신경 쓰는 것처럼 보여. 그래서 더욱――)
(그 마음을 위로해 줄 수만 있다면......)
그렇지, 키로쿠 군. PeChat 할래?
키로쿠: 에......?
주임: 말로 하는 건 어려워도 문자로는 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한번 시험해 보자.
키로쿠: ......
[PeChat] 주임: 오늘 일은 신경 쓰지 마
[PeChat] 주임: 키로쿠 군이 사실은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으니까
[PeChat] 키로쿠: 여러모로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PeChat] 주임: 괜찮아 항상 많은 걸 생각해 주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키로쿠: ............
......조금.
......길게...... 보낼게요......
주임: 알았어. 기다릴게.
[PeChat] 키로쿠: 제가 왜 이렇게 되었고 말을 잘 못하게 됐는지 얘기할게요
[PeChat] 키로쿠: 초등학생 때 친구한테 말로 상처를 준 적이 있어요. 소중한 친구였는데도 불구하고
[PeChat] 키로쿠: 그 뒤로 많은 고민을 해 보니 저는 말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PeChat] 키로쿠: 그랬더니 말이 잘 안 나오게 됐어요
[PeChat] 키로쿠: 등롱 아트도 전혀 진전이 없어요 죄송해요
[PeChat] 키로쿠: 아무도 모르게 그릴 땐 잘 됐었는데, 제 표현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돌고 돌아 제가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PeChat] 키로쿠: 무서워져서 그랬어요 죄송해요
[PeChat] 주임: 사과 안 해도 돼 표현한다는 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니 말이야
[PeChat] 주임: 생각대로 전해지지 않거나 상처를 줘 버리기도 하지
[PeChat] 주임: 하지만 난 충돌하거나 싸우게 되더라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PeChat] 주임: 용기 있게 마주하고 나한테 잘못이 있었다면 철회하면 돼. 제대로 전해질 때까지 노력해도 돼
[PeChat] 주임: 사람과의 관계는 그렇게 쌓아가는 게 아닐까?
[PeChat] 주임: 말이든 그림이든 마찬가지야. 표현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알아가는 것조차 불가능하겠지
[PeChat] 주임: 용기를 갖고 마주하면 분명 상대도 받아들여줄 거야
키로쿠: ......
(무전기 어플...... 기동.)
아쿠타: 『아―아― 지금은 마이크 테스트 중― 거기 키로쿠입니까? 오버―』
키로쿠: 윽......! 여보, 세요...... 오, 버......
아쿠타: 『드디어 연결됐네! 무네우지가 네가 걱정된다면서 숙소를 뛰쳐나갔어. 카피.』
키로쿠: ......카......
아쿠타: 『그래서 거긴 어떻게 됐어? 아직 지구에 있는 거지?』
키로쿠: 도...... 돌아갈게요. ......카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