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도시마 도미오카 하치만구 신사]
주임: 영차...... 후우. 간노스케 씨, 기자재 다 옮겼어요!
간노스케: 그럼 그대로 설치합시다.
주임: 네............
간노스케: 날씨가 신경 쓰이시나 보군요.
주임: 그러게요. 강수확률이 80%라...... 20%로 기적이 일어나기를 빌 뿐이에요.
간노스케: 믿어봅시다. 날씨의 신은 변덕스러우시니까요.
주임: 네!
간노스케: 갑작스럽지만―― 오늘 아침에는 키누가와 군이 아틀리에에 오지 않았어요.
등롱도 마무리 중인 데다 공을 들이고 있었던 모양이라 조금 신경이 쓰였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요?
주임: 사실은――
사쿠지로: 싸움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진심으로 맞부딪치는 것도 때로는 중요하지요.
무네우지: ......
사쿠지로: 그렇다고 30번 씩이나 던져서는 안 됩니다......! 만성 외상성 뇌병증에라도 걸리면 어떡하나요!
우시오: 방어 정도는 할 수 있는데요.
주임: (던져지는 게 익숙하구나......)
사쿠지로: 자만심은 몸을 망치는 법입니다. 어찌 됐든 반성하세요. 그리고 악수로 화해합시다.
무네우지: ......
우시오: ......
주임: (둘 다 딴데나 보고 있고, 전혀 악수할 기미가 안 보이네......)
얘들아, 뭐 때문에 싸우게 된 건지라도 슬슬 알려주면 고마울 것 같은데.
아쿠타: 그건 그렇고, 내일모레 비 온대?
주임: 응...... 일기 예보에서는...... 그랬지.
나나키: 역시나.
주임: ............
무네우지: 어떻게든 안 되려나.
주임: 지금으로선 하늘에 운을 맡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지.
아쿠타: ......그럼, 역시......
주임: 아쿠타 군――
아쿠타: 포장마차 음식이 엄청 남아서 무한 리필해서 먹을 수 있겠지! 앗싸~! 타코야키랑 오코노미야키, 야키소바에 베이비 카스텔라!
주임: ............
아쿠타: 뱃속 활짝 열어두게 내일은 밥 안 먹을게! 포장마차 음식으로 가득 채울 거야!
우시오: 하아?
나나키: 너 진짜...... 그런 태평한 소리나 할 때가 아니잖아!
우시오: ......이 녀석이 네거티브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니까. 혼자라도 행복해서 좋겠네.
무네우지: 긍정적이라는 건 물론 좋은 거지만, 그것도 때와 경우에 따라 다르지.
포장마차는 손님이 대접받아야 해. 자기만의 것이라고 좋아할 녀석이 어디 있어?
아쿠타: 날씨가 맑으면 다 같이 여름 축제로 해피하고, 비가 오면 포장마차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럭키. 그걸로 된 거잖아.
이런 건 합리적이라고 하는 거야. 어느 쪽으로 넘어져도 행복한 셈이지. 안 그래?
우시오: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상관 없어. 귀찮아. 지겨워.
나나키: 그러니까――귀찮다니 뭐니 하면서 대화까지 거부하면 아무것도 진전시킬 수가 없잖아. 의논할 때만은 포기하지 마.
우시오: 그건 그 쪽 불상한테 말하지 그래? 매번 입만 다물고 있고, 슬슬 짜증 난다니까.
키로쿠: ......아, ......나는.
주임: 알았어, 얘들아. 싸움은 이제 끝! 조용히 해!
사쿠지로: ......
주임: 큰일이야, 사쿠지로 선생님이 난해한 표정이셔! 이대로는 설교도 길어질걸!
무네우지: ............
우시오: 칫......
나나키: ......
사쿠지로: ......
......좋아요. 여러분이 조용해지기까지 50.6초가 걸렸습니다.
아쿠타: 뭐야, 방금 그 멋있는 대사! 아무리 봐도 선생님이라는 느낌, 차기작에 채용~♪
나나키: 그러니까 조용히 하라고...... 하아, 됐어.
알았어요. 죄송해요. 앞으로는 안 싸우게 조심할게요.
이제 됐죠? 피곤하니까 잘게요. 가자, 키누가와 군.
키로쿠: ......응.
우시오: 그럼 나도. 너무 많이 던져져서 허리가 아프니까 이만.
무네우지: ......
우시오: 무 쨩은 거실에서 자지 그래? 내 얼굴 따위 보기 싫을 테고――
나도 지금은 무 쨩 얼굴 보기 싫어.
무네우지: 그래.
주임: ......그런 일이 있었어요.
간노스케: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싸움에 관해서는 언젠가 해결되겠지만――
비가 온다고 해서 거기 매달려 봤자 아무 소용없어요.
행사를 열든 여행을 가든 기대하던 날에 비가 내리는 일은 흔합니다.
주임: (사쿠지로 씨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었지.)
(......관광구청장이 되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마치 시험당하고 있는 것 같은...... 헉!)
설마...... 시험당하고 있나......?!
간노스케: 네?
주임: 아뇨! 잠깐 아이들의 상태를 살피고 오고 싶어서요, 숙소에 다녀오겠습니다......!
[쇼도시마 오토마리 추자에몬]
주임: 나나키 군...... 나나키 군......!
......
안 나오네...... 없나.
(어쩔 수 없지, 일단 거실로 돌아가자.)
키로쿠: ......
주임: 키로쿠 군! 나나키 군 방에 없니?
키로쿠: ......있, 는데...... 어젯밤부터...... 토라져서 자고 있어.
주임: 그렇구나......
키로쿠: ......
주임: (키로쿠 군도 표정이 어두워...... 지금 열심히 만들고 있는 건 테루테루보즈인가?)
간노스케 씨가 걱정하셨어. 키로쿠 군이 오늘 아침에는 아틀리에에 안 왔다고.
키로쿠: ......
주임: 이제 마무리만 남았다며? 테루테루보즈도 중요하지만 일단 등롱을 완성하는 게――
키로쿠: ......안심했, 어. 등롱...... 사람들한테...... 안 보여주고...... 끝낼 수 있어서.
주임: 키로쿠 군......
(이쪽 방에는――)
우시오: ......
주임: 우시오 군! 아쿠타 군이랑 무네우지 군도 있어?
우시오: 밖에 나갔어.
주임: 알았어. 고마워.
우시오: ......
주임: (온 힘으로 사람을 거절하고 있어...... 지금은 가만 놔두는 게 좋겠지......)
(아쿠타 군과 무네우지 군을 찾자...... GPS를 달고 있어 준다면 좋을 텐데.)
아쿠타: ......
주임: 찾았다! 아쿠타 군!
아쿠타: 아~? 뭐야, 선생님이구나. 안녕.
주임: 안녕. ......바다 들여다보면서 뭐 하고 있었어?
아쿠타: 그게,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더니 배가 고파서. 이 근처 떠내려온 미역은 먹어도 되려나 하고.
주임: 생으로......? 안 돼.
아쿠타: 그치? 아~ 배고프다...... 미역이 안 되면 다시마는 괜찮아?
주임: 안 돼.
그건 그렇고 다들 내일 일로 우울해하고 있는데...... 아쿠타는 컨디션이 안 변했네.
조금 안심했어.
아쿠타: 어두운 것만 생각하고 있어 봤자 소용없는 걸, 라기보단 생각할 수가 없어. 난 생각을 많이 하면 코피가 나니까.
그래도 다들 조만간 기운 차리지 않을까? 고민해도 소용없다는 걸 분명 깨달을 거야.
하지만 비는...... 어떻게든 해야겠지.
주임: 그건......
(어쩔 수 없단 건 지금 아쿠타 군이나 다른 애들한테는 말할 수 없어......)
(그렇지만 적어도 기운 차리면 좋을 텐데......)
아쿠타: 그건 그렇고, 으그극...... 심각하게 굶주렸다......! 다시마가 안 되면 바위 김을......
주임: 아쿠타 군!
아쿠타: 네엣!
주임: 만약 내일 비가 온다고 해도 이번 연수 여행에서 해낸 것들, 해내고 있는 것들은――
실전에서 관광객 분들한테 제공할 수 없게 되어도...... 절대로 헛되지는 않을 거야.
이번은 날씨 때문에 안타깝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했던 노력은 꼭 보답받을 거야.
너희가 만들었던 것들은 쇼도시마 마을 회관에서 전시 가능할지 협상해서 꼭 빛을 볼 수 있도록 할게.
그러니 날씨는 신경 쓰지 말고 이어서 준비해 줬으면 좋겠어.
아쿠타: 으, 으응......? 응?
주임: 무엇보다 동료랑 같이 무언가를 노력해 본 경험은 자기 자신의 양식이 되겠지.
좋은 추억이 될 거야. 아쿠타 군이랑 다른 애들의 장래에 도움이 될 만큼.
아쿠타: ............
주임: 노력해도 잘 안 되는 것들은 많이 있지만, 그래도 이 억울함을 발판으로 삼아 다음 과제에 임한다든지――
아쿠타: ............
주임: 그게......
......왜 그래? 왠지 시무룩하네.
아쿠타: 딱히~ 아무것도 아냐. 화장실!
주임: 앗, 아쿠타 군......!
가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