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아스나로 고등학교 지역활성부 동아리실]
주임: 어......?
나나키: ......불합격?
우시오: ......
무네우지: ......
키로쿠: ......왜......
아쿠타: ――어, 떨어진 거야?
다 붙었는데, 나만?
............와~우.
무네우지: 선생님, 그 채점에는 납득이 안 가.
아쿠타: ......무네우지이......
무네우지: 카리가네 선생님이 말했던 각 항목에 이소타케의 행동을 대입해 생각해 봤는데, 내 견해와 달라.
사쿠지로: 호오? 학생의 관점에서의 채점인가요. 주제넘지만 재미있군요. 뭐가 어떻게 다른지 말해 보세요.
무네우지: 관광 구청장 후보, 연수 여행도 내가 진심으로 바랐던 건 아니었다만――
이소타케의 기세에 밀려서 참가하고 말았고, 그걸 후회하기도 했어.
하지만 맡은 일을 내 힘으로 완수할 수 있었어. 그 이상의 일들도 해냈지.
덕분에 내 역할을 다했고,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했어. 이렇게나 즐거웠던 건――오랜만이야.
잠 못 드는 밤에 보여줬던 우스꽝스러운 얼굴도 몹시 재미있었어.
나나키: 사쿠 쨩 선생님. 나도 할 말이 있어.
......며칠 짼가 사람이 싫어져서 다 관두고 싶어졌었는데.
그래도...... 무식하게 저돌적이고 바보로밖에 안 보이는 아쿠타를 보니까――
내가 걱정하고 있던 것들은 부질없고, 멋 부리는 것도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좀 더 꼴사나워도 되고, 사람이랑 엮이는 걸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편의점에서 사 온 오므라이스에 낫토를 뿌리는 걸 보고, 그런 식으로 먹어도 된다는 걸 깨달았어......!
아쿠타: 낫토 오므라이스, 맛있는데......
나나키: 그런 걸 깨닫게 해 줬는데. 사쿠 쨩 선생님의 견해랑은――다른 걸까.
키로쿠: 이――
......이소타케는...... 내...... 기묘한 작품이랑, 감성을――부정...... 하지 않고...... 받아들여, 줬어......
게다가......등롱을, 완성 못 한 나랑은...... 다르게...... 이소타케, 는――
............타협하지...... 않았어......!
축제를, 반드시...... 성공시키려고...... 매달려서...... 자기 힘으로...... 헤쳐 나갔어......
같은...... 티셔츠도...... 사흘동안, 입......었고......
아쿠타: 갈아입을 옷이 없었슴다......
키로쿠: ......나는, 할 수...... 없는...... 대단한 것들이야......
사쿠지로: 그렇군요. 여러분 모두 생각하는 바가 있군요. 알겠습니다.
쿠라마 군도 할 말이 있나요?
우시오: ......
아쿠타: ......
우시오: 글쎄, 솔직히 대단한 건 안 떠오르는데――
아쿠타: 띠로리-
우시오: 욕심쟁이에 바보 같은 데다 촌스럽고.
머리도 나빠서 뭔 소릴 하는지도 못 알아듣겠고, 하는 짓이란 엉망진창이고――
그래도 온 힘을 다해서 어린애답게 하고 있으니까 됐잖아.
아쿠타: ......그거 칭찬 맞아?
우시오: 진심이야.
사쿠지로: ――끝인가요?
우시오: ......
사쿠지로: 여러분, 또 할 말이 있으신가요?
무네우지: 더 있어. ......다만 연산 처리 중이야.
나나키: 그게...... 맞아. ......그거다, 그거.
키로쿠: ............
우시오: 응, 더 없어.
생각 안 나. 그만하자.
아쿠타: ――......아......그렇구나......
그럼 별수 없지. 없는 건 없는 거야.
다들 많이 생각해 줘서 땡큐! 좋아해. ......선생님도.
――그럼, 나 갈게.
주임: 자, 잠깐! 아쿠타 군――
사쿠지로: ......크큭......
주임: 사쿠지로 씨?
사쿠지로: 크크큭...... 하하하......
사쿠지로: 아하하핫! 흐하하하하하!
카프카: ......
아쿠타: 에...... 아니, 왜......? 지, 지금 나가면 안 되는 건가......?
무네우지: 심란한가. 카리가네 선생님.
주임: (사쿠지로 씨, 본성이 나오셨어...... 학교에서는 비교적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쿠지로: 그래요! 나가기엔 아직 이릅니다, 아쿠타 군! 싯 다운! 미간에 분필을 던질 거예요!
아쿠타: 으아아아아, 네네네넵!
사쿠지로: 여러분, 잘 들으세요.
사쿠지로: 저는――살아갈 목적은 있지만 꿈은 없었습니다.
당신들 젊은이들이 발할 만한 반짝반짝 빛나는 꿈이나 희망, 열정도 없었어요.
당신들과 같은 나이였을 때에도, 그전에도, 그다음에도.
하지만――
축제 회장에서의 아쿠타 군의 올곧고 솔직한 마음, 자아 100%의 방송을 들었을 때......
무언가가 몸에 찌릿하게 번지는 걸 느꼈습니다.
본래 아무것도 우러나오지 않았던 제 몸에 사람의 열정이 전달되었다는 걸 몸소 알게 됐어요.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감격받았다』. ......그런 현상이겠군요.
관광 구청장이란 지역과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인연』을 퍼뜨리는 것이 역할이자 일입니다.
새로운 열정을 여행자에게 전달함으로써 타인의 장소가 내 장소로 바뀌어 가는――그 순간의 체험을 선보이는 것이야말로 본의입니다.
방금 새로운 채점 항목을 만들었습니다.
『열정 전도사』――
이소타케 아쿠타 군, 당신의 그 재능에 1만 점을 부여하는 동시에 당신을 낮 조의 리더로 추천합니다.
어떠신가요, 도련님?
카프카: ......
아쿠타: ......
카프카: 채용할게.
주임: ......!
아쿠타: ......진짜?
......
해――
5명: 해냈다아아아아아아아!
[하마아스나로 고등학교]
아쿠타: 우리 집은 이쪽이라서.
무네우지: 응.
아쿠타: ......
우시오: ......안 가냐.
아쿠타: 아니, 헤어지기 아쉽다고나 할까? 왠지 기분이 이상하네!
키로쿠: ............희한......해......
무네우지: ......
나나키: 다 합격해서 이렇게 될 줄이야...... 알한테 나쁜 짓을 한 것 같은 기분이――드네.
키로쿠: ――......
아쿠타: 기운 내라니까! 아리따운 누님네 집 같은 곳에서 재밌게 놀고 있지 않을까?!
나나키: 그, 그래! 달걀 껍데기는 튼튼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
키로쿠: ......응......
우시오: ......어쨌든 나랑 무 쨩은 이쪽이라. 잘 가.
무네우지: 잠깐만.
우시오: 응?
무네우지: ......너희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아쿠타: 엥, 뭔데? 진지한 톤으로 하고 싶은 얘기라니?
무네우지: 아까 오구로 씨의 설명 덕분에 떠올랐다만, 그날 옛 건물에서――
교장을 봤었어.
우시오: 뭐?
나나키: 그래? 근데 왜 교장이 옛 건물에?
무네우지: 나도 모르겠어. 심야 순찰을 돌고 계시는 줄 알았거든.
하지만 보도에서는 부상자가 없다고 했고, 나도 그땐 우리처럼 어떻게든 도망쳤을 거라고 생각했지.
왜냐하면 그다음에 진행됐던 온라인 종업식에서도 교장은 변함없이 인사하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잘 생각해 봐.
그날, 교장은 카메라를 끄고 목소리로만 인사하고 있었어.
키로쿠: ......그, 러네......
나나키: 그래서, 알이랑 어떤 관계가 있을 거라는 말이야?
무네우지: 맞아. ......그 수수께끼의 슬라임이랑 오노가 행방불명이 된 것과도.
나나키: ......으음. 오노 군 말이지...... 아직 못 찾았다고 했었나.
아쿠타: 아~ 그 때 영상만 잘 찍혔어도 증거 영상이 남았을 텐데......
키로쿠: ......잘못...... 본...... 걸...... 거야.
우시오: 무 쨩은 시력도 좋고 밤눈도 밝아. 그리고 거짓말도 절대 안 하거든.
나나키: 그래도 교장만 저런 외계인 알이랑 끈적끈적한 걸 일부러 옛 건물에 가져올 거란 보증은 없잖아.
무네우지: ......
그럴, 지도 몰라. 내가 억측이 심했던 것 같아.
그저 너희들한테 말해놓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랬어. ......기억해 둬.
나나키: 알았어. 알려줘서 고마워.
키로쿠: ......마, 워......
아쿠타: ――좋았어! 그러면!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을 수도 없고 배고프니까 집에 가자!
나나키: 그래. 내일 보자.
키로쿠: ......안.........녕.
무네우지: 앞으로도 잘 부탁해.
우시오: 가자, 무 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