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A하우스 뱀 방]
키로쿠: ......
나나키: ......
키로쿠: ......됐다.
얼추 스케치했으니까...... 잠깐, 편하게, 있어......
나나키: 알았어.
키로쿠: 나나메기...... 모델 서 줘서, 고마, 워.
나나키: 별 거 아닌데 뭐. 근데 나로 참고가 돼?
키로쿠: 응......
나나키: 그래? 그럼 됐어.
......
키로쿠. 그, 동인지 표지 그림...... 정말 그릴 거야?
키로쿠: ......어?
나나키: 어제는 아쿠타랑 우시오한테 등 떠밀리는 것 같았는데, 오늘도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아니라면 미안.
키로쿠: 아, 아니......
......
(쿠라마가 내 그림을 필요로 해 줘서 기쁜 건 사실이야......)
(다른 사람이 만든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게 좋은 경험이 될지도 모르고......)
괜찮, 아......
나나키: ......그렇구나.
키로쿠: ......
나나키: 아, 들어오세요.
우시오: 불상 있어? 표지 때문에 할 얘기가......
――지금 뭐 하는 거야?
나나키: 뭐 하냐니...... 그림 모델 서 주고 있는데.
우시오: 모, 모델?!
키로쿠: 나나메기가...... 레이토, 랑, 닮은 것...... 같아서.
나나키: 엥, 진짜?
우시오: 뭣, 뭐라고?! 이이이, 이런 녀석이 레이토랑 닮았을 리가 없잖아!! 당장 그만둬!
키로쿠: 어, 어......?
나나키: 이런 녀석이라니...... 말 예쁘게 한다.
애초부터 너 도와주려고 하는 일인데 갑자기 들어와서 불평이나 하고, 심하다고 생각 안 해?
우시오: 불평이 아니라 사실이거든. 너야말로 레이토랑 닮았다고 생각하는 게 오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나키: 뭐???
우시오: 뭐라고???
키로쿠: 아, 으아아......
카구야...... 도와......
무네우지: 둘 다 그만해.
나나키: 네가 그런 태도니까 키로쿠가 자꾸 협박당하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이잖아.
우시오: 웃기시네. 태도를 지적하기 전에 거울부터 보는 게 어때? 남한테 설교나 할 수 있을 만큼 멀쩡한 사람이 보이나 자알 들여다보라고.
무네우지: 너희들.
나나키: 아~ 진짜! 네가 그래서 궁시렁궁시렁궁시렁궁시렁
우시오: 너야말로 매번 깐죽깐죽깐죽깐죽
키로쿠: 아...... 아......
무네우지: ......싸움을 계속할 생각이라면 둘 다 차례대로 집어던지겠어.
우시오&나나키: !!
나나키: 자, 잠깐......
우시오: 그, 그만할게......
무네우지: 그럼 됐어.
키로쿠: 후우......
[HAMA하우스 뱀 방]
무네우지: 그럼 마음을 다잡고, 키누가와가 그려주었으면 하는 그림에 대한 설명인가.
키로쿠: 그...... 그런데, 책은, 어떻게...... 만드는 거야......?
우시오: 그건 다 인쇄소에 부탁하려고. 처음이니까 카피본으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모처럼이니까 뭐. 본문은 온디맨드로 하고. 1
키로쿠: 카피, 본......? 온디......맨......?
우시오: 아날로그 책이면 어차피 추가 요금이 드니까 표지만 데이터로 옮길 거야. 제목 삽입하는 건 바보타케한테 도와달라고 해야지.
표지에 금은박지 입히는 거나 PP 코팅도 해 보고싶은데 거기까진 손이 안 간달까......
키로쿠: 금은박...... 피......?
무네우지: 우 쨩, 키누가와가 이야기를 못 따라잡고 있어.
우시오: 아...... 금은박지랑 PP 둘 다 인쇄물 가공 방법인데――
......그런 것들까지 알 필요 없어.
사소한 것들은 내가 할 테니까 불상 넌 그림에 집중해. 귀찮은 거 생각하지 말고.
키로쿠: ...... 미, 안......
우시오: ......미안해하라고 하는 말 아니거든.
키로쿠: ......
우시오: ......아~......
(이러면 판다 말대로 협박하는 것 같잖아.)
......만화는 다 읽었어?
키로쿠: 아...... 읽었, 어. 돌려주는, 거, 까먹었다......
우시오: 아니 뭐, 잠깐 갖고 있어도――
키로쿠: 지, 지금, 갖고 올게......
무네우지: ......
[HAMA하우스 2층 복도]
키로쿠: ......하아.
(도망치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몰라......)
무네우지: 키누가와, 기다려.
키로쿠: 카구야?
무네우지: 우리 방을 우 쨩과 네가 원고 작업을 하도록 잠깐동안 빌려주겠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다만......
우시오와 둘만 남는 건 달갑지 않으려나?
키로쿠: ......!
방...... 쓰게, 해 주는 건...... 고맙......지만......
(쿠라마가 하는 말은 어려운 데다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수고스럽게 만들지도 몰라......)
(게다가――)
우시오: 겨울 코믹 파라다이스...... 코미파라에 내는 걸 목표로 레이토라는 캐릭터의...... 소설, 을, 쓰려고.
키로쿠: 쿠라마...... 소설 같은 것도, 쓸 줄, 알았어......?
우시오: 아니, 처음인데 뭐 문제 있어?
키로쿠: (쿠라마의 소중한 첫 작품이니까, 내가 실수해서 귀찮게 만들까봐 두려워.)
무네우지: 네가 싫다면 억지로 시키지는 않을게. 다만......
방자하게 굴어서 미안하지만, 부디 협력해 주면 안 될까.
너도 알듯이 우시오는 말에 가시가 돋쳐 있어.
트집을 잡거나 괜한 한마디를 덧붙여서, 타인이 오해하거나 어울리기 힘들어하지.
키로쿠: ......
무네우지: 그밖에도 도통 아침에 일어나지를 않고, 몇 번을 말해도 밥먹듯이 밤을 새우는 데다, 새벽까지 깨어있을 때가 많은 데 비해 호러는 무서워하고......
키로쿠: 카, 카구야...... 마지막, 은, 상관없는, 것 같은......
무네우지: 그러나 우시오가 저렇게 타인을 끌어들이면서까지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하는 건 처음이야.
나는 소꿉친구로서 그걸 최대한 응원해 주고 싶어.
키로쿠: ......
무네우지: 그리고...... 내가 아닌 타인을 방에 들일 수 있는 것 또한 널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야.
키로쿠: 나를...... 신, 뢰......
무네우지: 호의를 표현하는 게 서투르지만, 그게 바로 우 쨩이니 말이지.
키로쿠: 그, 렇구나......
(표현이 서투른 건, 나도 마찬가지야......)
......카구야.
방...... 빌려, 줘,
무네우지: ! 그 말은......
키로쿠: 쿠라마랑, 같이...... 열심히, 할게.
- オンデマンド. 동인지 제작 시 주로 사용되는 인쇄 방식 중 하나. 오프셋(オフセット) 인쇄와 달리 단기간 소량 제작에 적합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