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아스나로 고등학교 지역활성부 동아리실]
아쿠타: 있잖아, 키누가와 대선생님의 그림을 쓴다면 역시 대박 화려하고 반짝반짝하고 귀여운 표지로 만들어야지 않겠어?!
이 『눈부시게 빛나면서도 은은한 금은박지 세트』는 어때? 나, 표지 아이디어를 엄청나게 자극당해서 굉장한 걸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니까!
우시오: 바보타케, 너 그거 얼마인 줄은 알아? 가격은 봤어?
표지는 화려하기보다 감성적으로 하고 싶단 말야. 아이디어가 안 맞춰지면 통과 안 시킬 거야. 그런 걸 살 만한 돈이 너한테 있는진 모르겠지만.
[HAMA하우스 부엌]
우시오: 일단 이 강좌 영상을 볼까? 『쓰는 게 먼저다!! 소설 학원 ~대작가 몰살 편~』......
무네우지: 자세가 안 좋아, 우 쨩. 화면을 볼 때에도 허리를 조금 더 펴야......
[화이트 호리존 스튜디오]
렌가: 우시오, 내 촬영 없는 날에도 뛴다며? 카메라맨 분이 좋아하시더라!
우시오: ......좀 쏠쏠해서요.
[HAMA하우스 3층 발코니]
아쿠타: 어라, 이거 두 권인데?
키로쿠: 잘못...... 샀나......?
나나키: 종이책은 싸지도 않을 텐데. 일부러 아날로그 물건을 모으려는 거면 이해는 가지만.
우시오: (특전 때문에 전부 세 권씩 샀다고는 말 못 해.)
[주택가]
우시오: 어제 많이 썼다고 생각했는데 세 보니까 겨우 400자 조금 넘더라......
무네우지: 원고 용지 한 장 분량인가? 천리 길도 한걸음이니까 말이야.
[HAMA하우스 연습실]
나나키: 접시는 이렇게 들면 돼?
키로쿠: 응...... 잠깐만, 그렇게, 있어 줘.
나나키: (나이트 크루즈에서 연습했던 걸 여기서도 발휘할 줄이야.)
[HAMA하우스 거실]
주임: ......후후. 다들 열심히 하네.
사쿠지로: 청춘을 한껏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군요. 언젠가 전장에서 만나는 날이 오겠지요.
주임: ? 저, 전장이요......?
[HAMA하우스 말 방]
우시오: 무 쨩이 만들어 준 야식 주먹밥 덕분에 살겠다. 여전히 손힘이 세서 딱딱하지만 포만감은 좋다니까.
키로쿠: 나나메기가...... 준 커피도, 맛있, 어.
우시오: ......어어. 그럼 다시 작업할까.
키로쿠: 응......
(파티바토 캐릭터들을 그리는 것도 익숙해졌고 표지 시안도 몇 개정도 나왔어......)
(그런데 뭐가 더 낫지?)
데와와: 『자기가 그려놓고 모르겠다는 거냐?』
키로쿠: (쿠라마가 그리고 있는 소설이 무슨 내용인지 못 읽어봤으니까......)
루젤: 『그럼 Mr. 우시오의 opinion을 ask해야지!』
키로쿠: (물어보는 게, 좋겠지만......)
우시오: 쇼타 2인칭이 『너(おまえ)』랑 『너(お前)』 둘 중에 뭐더라...... 다시 읽어야지.
KB: 『자신의 일에 쫓겨 전심하고 있군.』
핑후: 『다 그렸으면 이제 놔두고 자자~』
리프리스: 『스케치는 저쪽에 둬여...... 분명히...... 멋대로 볼 검다......Zzz』
키로쿠: ......
(이 그림으로 쿠라마의 기대에 맞춰줄 수 있을까?)
(역시 누군가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준다는 건 아직 어려운 데다 자신이 없어......)
(......잠깐 쉬고 이번 주 파티바토를 읽자......)
[파티바토!]
쇼타: 나와 승부하자, 히노미야!
히노미야: 학원에서 해방되고도 파티시에 배틀에 얽매여 있다니 가엾도다......
??(레이토): 정말 못 말린다니까.
쇼타: 이 목소리는......!
오우지: 레이토 군?!
쇼타: 믿고 있었어...... 네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는 걸!
레이토: ......착각은 거기까지.
너희들의 상대는――나야.
[HAMA하우스 말 방]
우시오: ......이 전개를 보고 레이토가 흑화했다고 생각한다니,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키로쿠: 으악!
(깜짝이야...... 뒤에서 보고 있었구나.)
아무것도 모른다니, 무슨 뜻, 이야......?
우시오: 지금 그걸 생각하고 있어......
키로쿠: ......
우시오: ......흑화했을 리가 없어. 그런 막무가내식으로 바뀔 애가 아니라고.
(레이토는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려준 애니까――)
여기서 재등장하기 전까지 레이토는...... 혼자 초콜릿을 만들거나 학원에서 나와 여행을 하고...... 무언갈 찾은 다음 돌아왔어.
전부 이유가 있을 거야...... 아무한테도 설명한 적이 없으니까, 배신한 것도 자취를 감춘 것도 다 이유가――
키로쿠: ......
그래도...... 이유가 있, 다면......
우시오: ......?
키로쿠: (얘기하는 편이, 나을 거야......)
(얘기하지 않으면, 모르니까.)
(무슨 책이야? 라든지, 무슨 표지가 더 나아? 라든지...... 그런 것쯤 말만 꺼내면 알 수 있을 텐데.)
............미안.
우시오: 무슨 소리야?
키로쿠: 아, 아니...... 잘못, 말했어......
우시오: ......뭘, 됐어.
............이유가 있다면. 이유가 있어도, 라――......
그런가...... 그럴지도......
키로쿠: (쿠라마가 무언가 떠올렸나 봐......)
(무얼 떠올렸는가......는 알려주지 않지만, 열심히 쓰고 있어.)
우시오: 최근에 파티바토를 읽고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았거든. 그런 걸 표현하려면 동인지가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키로쿠: 아......
(그렇구나...... 쿠라마도, 써서, 표현하고 있구나.)
키로쿠: ......레이토도, 그럴 거야.
우시오: 뭐?
키로쿠: (레이토, 가...... 이유를 설명, 하지 않는, 건...... 말로 풀어낼, 자신이 없으, 니까......
우시오: ......
키로쿠: (나도...... 말로 내 얘기를 설명하는 건 어려워.)
(하지만 그림을 이용한다면 대화할 수 있어――)
나나키: 맞아. 네 세계는 많은 소리로 가득 차서 당장이라도 넘쳐흐를 만큼 생생해.
회상 나한테는 그렇게 들리고 있어.
키로쿠: (분명 마찬가지로――)
......레이토도...... 요리로, 는...... 말할 수, 있는...... 걸지도 몰라.
우시오: ――......
잘 아네.
키로쿠: ......
......――쿠라마.
(그래...... 할 이야기는 하나뿐만이 아냐.)
(쿠라마가 만드는 디저트는 언제나 맛있어. 똑같아. 내 그림도 쿠라마가 만든 디저트도. 레이토의 배틀도, 이 소설――동인지도.)
이...... 표지, 러프. 아직 시안, 이지만......
(자는 동안에도 아쉬워하고, 머리를 쥐어싸고, 온몸이 고통스러울 만큼 깊게 고민해서)
(전하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말』이니까――)
봐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