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도시마 오토마리 추자에몬]
우시오: ......
나나키: ......
우시오: 용건 있어? 무서운 표정인데.
나나키: 할 얘기가 있어. ......와 봐. 다 모였으니까.
우시오: (우와, 싫은 예감. 귀찮아질 것 같아......)
가고는 싶은데 배가 아파서 말야. 주임한테 못 들었어? 난 오늘은 쉬기로――
나나키: 됐으니까 와.
우시오: 앗...... 좀......! 만지지 말라니까!!
......간다고.
나나키: ......
키로쿠: ......
무네우지: ......
아쿠타: 어서 와, 우 쨩!
우시오: ......그렇게 부르지 마. 근데 왜 그래? 분위기 사납게 둘러싸고.
나나키: 주머니는...... 갖고 있나 보네.
아쿠타: 봐, 역시 안 버렸잖아. 그럼 다음 당번은 나니까 가져갈게.
......응, 오케이. 잘 들어가 있네. 발 달린 알!
우시오: 설마 버린 줄 알고 의심한 거야?
키로쿠: 방에...... 없었으니까...... 설마...... 하고.
나나키: ......
우시오: 버릴 리가 없지. 다 같이 그러기로 했잖아?
나나키: ......의심한 건 사과할게. 미안해.
우시오: 딱히 상관없는데.
무네우지: 그럼, 첫 번째 문제는 해결했다만――
아쿠타: 으~음.
나나키: ......
키로쿠: ......
우시오: 그래서 뭐냐니까. 할 말이 있으면 똑바로 하지 그래?
무네우지: 다름이 아니라 여름 축제 말인데.
우 쨩의 준비가 진전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해하고 있었어.
우시오: (아, 클레임 걸겠다는 건가. 역시 귀찮잖아. 지겨워......)
불안하긴 무슨. 약 1명한테서 나온 말이겠지.
나나키: 왜 내 얼굴을 봐?
우시오: 별 의미 없는데? 판다가 제일 그런 말을 할 법하다는 생각 같은 건 안 했어~
나나키: 키누가와 군도 좌절할 뻔하면서도 노력하고 있거든. 발목 잡지 말아줬으면 하는 게 당연하잖아.
키로쿠: 어...... ㄴ, 나......?
나나키: 네가 노력하고 있는 거 다 알아. 같은 방이니까 당연하지.
키로쿠: ......
나나키: 그러니까 쿠라마 군도――
우시오: 미안하게도. 어차피 내일모레 취소될 거라.
아쿠타: ......
나나키&키로쿠&무네우지: ......
아쿠타: 어어?! ㅇ, 왜?!
무네우지: 어째서인가.
우시오: 모레 저녁부터 80% 확률로 비가 올 거래. 딱 여름 축제가 열릴 시간대에는 비가 주룩주룩.
노력우정청춘 놀이도 좋지만 일기 예보 정도는 확인하지 그래?
나나키: 기상청의 날씨 관리는?
무네우지: HAMA 같은 도심은 기상청이 관리해서 행사가 있을 때에는 날씨가 맑도록 운영되고 있지만――
아마 지방에서는 그런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을 테지.
아쿠타: 이, 이, 이럴 수가~~~!!
도시에서 자란 시티 보이라 그런 개념은 전혀 몰랐어......
나나키: 지금부터 기상청에 부탁할 순 없나.
키로쿠: ......그, 건...... 개인이, 할 수 있을 리...... 없어......
우시오: (흥......)
아쿠타: 빌기라도 해 볼래?! 기우제처럼 모닥불 에워싸고!
키로쿠: ......이소타케는...... 그런 능력도...... 있, 구나.
아쿠타: 아니, 없어!
우시오: (인생에는 이런 부조리가 따라다니는 법이라고. 아무리 노력하고 바르게 살려고 해 봤자――)
(갑작스럽게 덮쳐서 피할 수도 없는 부조리에 엉망이 되고 말지.)
(막 철들었을 때의 나랑은 다르게, 운 좋게 보호받으며 자란 어린애들은 이런 거 처음이겠지?)
(꼴좋다.)
우시오: 야.
나나키: 왜?
우시오: 아물지 않아서 유감이네. 옛 건물에서 생긴 실연의 상처 말야.
나나키: ......넌 비꼬기밖에 못 하냐? 그러니까 호감형이라고 불리는 거야.
우시오: ......!
무네우지: 호감형이라니?
나나키: 뒤에서 같은 반 애들한테 그렇게 불렸었거든. 아니꼬운 사람한테 하는 비아냥거리는 말이지.
우시오: ......
무네우지: ......그렇군. 잘 말했네.
우시오: ......!
무네우지: 아, 착각은 하지 마. 제법 심술궂은 별명을 붙였구나 싶어 감탄했을 뿐――
우시오: (뭐야, 그 말투는. 나만 언짢아지는 데다 무 쨩은 평소처럼 자기랑 상관없다는 듯한 표정이야......)
(이런 건 불공평하잖아......!)
우시오: ......무네우지.
비 때문에 취소되게 생겼는데 꽤 냉정하네. 다들 노력했다는 걸 제일 잘 알고 있으면서.
무네우지: ......
우시오: 설마 아버지랑 상관없는 건 남의 일이라는 거야?
이미 지체된 레일 위에 있는 셈이라 타격도 클 텐데.
무네우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우시오: 그러니까~ 아버지한테 그 일이 안 일어났다면 없었을 거 아냐.
(넌 나랑은 다르게――)
기념품 받아줄 여동생이 태어나서 다행이지 않냐고.
무네우지: 윽――!
아쿠타: 어, 무네우지의 동공이 금세 커다랗게――
무네우지: ......키누가와. 내 휴대폰과 시계를 맡아 줘.
키로쿠: 어? 알았......어......
우시오: 어라, 설마 화났어?
무네우지: 우시오 너도 망가뜨리기 싫은 건 꺼내 놔. 아까 한 말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결투다.
우시오: 허, 사실인 걸 어떻게 철회하라고? 그렇게 회피하는 것도 어지간히 하지 그래?
무네우지: 이제 됐으니까 닥쳐. 각오나 해.
우시오: ――흥. 예전처럼 쉽게 던져질 거라 생각하지 마.
나나키: 그러고 보니 저번에 던져졌지......
아쿠타: 싸, 싸움 시작했다~~~! 휘휘~! 둘 다 지면 안 돼!
이소타케 복권 재단은 우정의 충돌을 응원합니다. 손님, 어느 쪽에 거시겠어요?
나나키: 당연히 카구야 군한테 1000엔...... 이 아니라! 말려야 할 거 아냐!
야, 진정하라니까! 카구야 군!
무네우지: 방해해도 소용 없어! 우 쨩은 구태여 내 역린을 건드렸어.
저 녀석은 던져지고 싶은 거야. 그런 기분일 테지. ......나도 마찬가지로 던지고 싶어.
나나키: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거든! 어쩔 수 없지......!
아쿠타! 말리는 거 도와주――
아쿠타: 좋은데, 좋은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 봐주지 마~~~! 그림이 무너지니까~~~!
나나키: 너 진짜, 카메라나 돌릴 때냐! 키누가와 군은――갑자기 없어졌잖아!
아~진짜......!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주임: 어디 보자...... 유키 오빠(형)이 전수해 준 슈마이 레시피, 잘 만들어졌으려나?
와아! 보세요, 사쿠지로 씨! 제가 봐도 엄청 잘 만들었어요!
사쿠지로: 오오, 이것은...... 빛나는 백금을 연상케 하는 축축한 반죽......!
통통하게 삶아진 완두콩이, 줄지은 설산에 도는 봄기운에 핀 새싹 같은 색채를 띠는군요......
아주 훌륭한 솜씨입니다. 감격했어요.
주임: 사쿠지로 씨가 만드신 중화풍 죽도 맛있어 보여요! 게다가 dazzle에서 빛을 발할 것 같은 세련된 플레이팅!
사쿠지로: 황송합니다. 자아, 스프와 반찬도 다 됐으니 슬슬 밥상을――
주임: ......? 뭐지? 위층이 소란스럽네요.
기운 팔팔할 나이라 그런가 프로 레슬링 놀이도 하나 봐요...... 아하하.
사쿠지로: 주임.
주임: 네?
사쿠지로: 저희들의 성, 주방에서 작고 가여운 사슴이 방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임: 헷? ――어라, 키로쿠 군?
키로쿠: ......
주임: 무슨 일 있니? 왜 그렇게 떨고 있어.
키로쿠: ......주임, 이랑 선생님...... 싸움이 일어났......어요.
주임: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