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오: 쁘먀아아아아아악!!!!!
[HAMA하우스 말 방]
나나키: 방에 뭐 나왔어?
아쿠타: 죽순? 츠치노코? 츄파카브라?
키로쿠: 이, 이소타케...... 나나메기......
무네우지: 그게 아니라, 우 쨩이 지금 동인지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었던 것 같다만......
우시오: 페, 페, 페, 페이지 잘못 셌다...... 4페이지 단위로 만들어야 하는데...... 다 해서 22페이지야......
아쿠타: 그래서?
우시오: 본문을 2페이지만큼 삭제하거나 백지를 2페이지 추가하는 수밖에 없어!!
나나키: 2페이지 더 쓰면 되지 않나 했는데, 오늘이 마감이구나......
아쿠타: 백지는 좀 부족한 느낌이 들 것 같은데.
키로쿠: 그래도...... 삭제하는 건...... 아깝잖아......
무네우지: 본문을 더 써넣는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추가했다가는 내용이 안 맞는 부분이 생길지도 모르지.
우시오: 마음 여린 오타쿠들을 위한 주의 문구 페이지는 절대 지울 수 없고, 판권장은 필수인데......!
으바바바박.
나나키: 뭐, 뭐야. 무섭게. 어디서 나오는 소리야?
키로쿠: 쿠라마가, 고장, 났다......!
무네우지: 때리면 고쳐지려나?
아쿠타: 이럴 땐 머리를 식히고 떠올리는 거야......! 세상 모든 영화의 반전 패턴을......!
페이지를 늘리냐, 줄이냐...... 죽느냐, 사느냐......
우시오: 브브브브븝.
키로쿠: 아, 거품...... 물었......
나나키: 잠깐, 야! 눈 하얗게 뒤집지 말고 돌아와!
아쿠타: 하얀가...... 안 하얀가......
무네우지: 포기하지 마, 우 쨩. 아직 방법이 있을 거야.
아쿠타: 백지인가, 백지가 아닌가......!
번뜩.
대선생님, 이리로 와 봐.
키로쿠: ......?
[HAMA하우스 2층 복도]
아쿠타: 너, 표지 러프 스케치 말고도 파티바토 그림 엄청 그리지 않았어?
키로쿠: 아...... 응. 연습용, 으로......
아쿠타: 그걸 쓸 수 있지 않을까?
키로쿠: 어?
아쿠타: 삽화 같은 걸로 만들면 백지 페이지를 채울 수 있을 거 아냐.
키로쿠: 그, 건......
아쿠타: 싫으면 억지로 안 해도 돼.
그래도 난 네 그림이 좋으니까 표지뿐만이 아니라 안쪽에도 쓰이는 걸 보고 싶단 말이지. 그리고――
친구가 위기에 빠졌을 때 손 대신 그림을 내미는 구세주라니 최고로 신선하고 멋지지 않아?
키로쿠: ......!
[HAMA하우스 말 방]
우시오: 뭣?! 2페이지를 늘리는 게 중요하니까 폰트를 최대한 크게 하라고......?!
무네우지: 행간도 1cm만 더 늘려 보자.
나나키: 어린애들 읽는 그림책처럼 되고 있는데, 괜찮은 거야?
키로쿠: (잠깐 빠져나온 사이에 산으로 가고 있네......)
아쿠타: 자 자, 어텐션 플리즈! 키로쿠 대선생님께 주목!
키로쿠: ......
무네우지: 무슨 일 있어? 키누가와.
키로쿠: 그......
이 스케치북에 그렸던 그림...... 삽화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우시오: 어......?
키로쿠: 이 중에 괜찮은 게 없으면...... 하루만 주면, 더 그릴 수, 있어......
무네우지: 좋은 발상인걸. 어때, 우 쨩?
우시오: ......
아쿠타: 여보세요~?
우시오: 신.
나나키: 신?
우시오: 신이시여!!!!
무네우지: 인쇄소에 문의해 보니, 하루 정도는 예산을 크게 초과하지 않을 만큼의 요금만 부과될 것 같군.
아쿠타: 그럼 연장전으로 들어가 보자고!
나나키: 그건 그렇고 키로쿠가 스케치한 것들...... 이번에도 양이 대단하네.
우시오: 부탁했던 건 레이토 한 명이었는데 다른 캐릭터도 이렇게나......
(얘 나름대로 파티바토를 이해하려고 해 줬――)
브븝?!?!
나나키: 왜?
우시오: 아, 아아아아무것도, 아니야!!
(레이토랑 오우지 투샷이라니 예상도 못 했어......!! 나중에 자세히 봐야지......)
키로쿠: 쓸만한 그림, 있어......?
우시오: 으, 응. 한 페이지는 이걸로 하고, 다른 페이지는......
......
혹사시켜서 미안하지만, 새로 그려줄 수 있을까. ......본문에 어울리는 걸로.
키로쿠: 본문에, 맞춰서, 그렸던...... 건데......
우시오: 알아. 그건 지금부터 설명할게. 이렇게 많이 그려줬는데 내용을 안 알려주면 불공정하니까......
키로쿠: 쿠라마......
나나키: ......근데 너, 줄거리를 하나도 안 알려주고 그리게 한 거야?!
우시오: 상황에 대한 설명은 했으니까 그걸로 된 줄 알았어!! 애초에 부끄럽다고!! 판다 넌 간이 부었으니까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지만!
나나키: 아니, 간이 부은 건 누가 봐도 너――
우시오: 게다가!!
......게다가, 그림이랑 다르게 소설은 읽는 데에 시간이 걸린단 말야......
키로쿠: 이, 읽을 수 있어.
우시오: 어?
키로쿠: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네가, 읽게 해, 준다면......
네가 전하고 싶어 하는 걸, 나도,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우시오: ......
마음만 받을게.
지금은 한시가 바쁘니까, 개요랑 삽화가 될만한 장면에 대한 설명만 해 줄게. 어때?
키로쿠: 알았, 어......!
[HAMA하우스 말 방]
우시오: 드디어......
키로쿠: ......꿀꺽.
입고하시겠습니까?
→ 네
우시오: ――『입고 완료』......
키로쿠: ......!
우시오: 해냈......
키로쿠: ......다.
아쿠타: 닷닷다아~~~!! 얏호!!
나나키: 수고했어.
무네우지: 둘 다 고생이 많았군.
우시오: 이렇게...... 만들게 되는구나.
인생 첫 동인지를......!